몇일전 아는 분이랑 저녁식사를 하면서 아이패드 이야기가 나왔다. 본인왈, 나 아이패드 살야할거 같아. 그거 클라이언트 만날때 딱이거든. 노트북 꺼내서 보여주는것 보다, 아이패드 딱 꺼내서 프로젝트 사진보여주고 얘기하고. 아무래도 노트북은 켜고, 보여주고, 들고다니고 하는데 쉽지않거든. 그러다 아이폰 등등 애플 등등 얘기가 나왔다.
나의 대화상대는 IT를 잘 모른다. 그의 아내가 얼마전부터 아이폰을 쓰고 그는 블랙베리를 쓴다. 아이폰을 맛본 그의 아내는 아이패드를 사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가 말린다. 5백불이나 하는걸 뭐하러 사냐고. 그거 노트북이랑 다른게 뭐가 있냐고. 그리고 갑자기 그분왈, 신문보니까 아이패드 중요부품이 다 한국꺼라고 하더라. 그럼, 그냥 만들면 되잖아? 뭐가 그리 난리지 모르겠어.
그 얘기를 듣는순간 딱 드는 생각이, 아...이게 우리나라 윗대가리의 생각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그분이나 우리나라에서 '애플 타도'를 외치고 그거 별거아닌걸 왜 한국은 못만드나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의 잘못은 아니다. 그 사람들은 애플을 못 느껴봤기(?) 때문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하드웨어는 한국도 충분히 만들수있다. 아니 현재 더 좋은 것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한것들. 감성은 못 따라온다. 터치스크린을 손으로만 다 한다라는 것은 아이폰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던것이다. 아이폰 발표시 스티브 잡스가 한말 '누가 스타일러스를 원하냐, 역겹다' (Who wants a stylus? Yuck!) 터치스크린은 당연히 스타일러스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을때 이런말을 한거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굉장히 단순한 생각이다. 스타일러스 쓰는거 되게 불편했다. 그리고 잃어버리기도 쉬웠다. 잡스는 그냥 인간적으로 불편한 것을 없애고 싶었던거다. 그런 인간적 생각. 감성. 이런건 부품만 있다고 못따라온다.
사실 애플의 앱스토어도 애플의 오리지널 생각이아니다. 난 아이폰 1세대 사용자다. 400불주고 샀다. 아이폰 나왔을때 앱스토어 없었다. 하지만 Jailbreak(요즘 한국신문에 보면 '탈옥'이라고 번역했더라)하면 앱스토어 비슷한것을 쓸 수 있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앱을 사는것이 아니라 개발자들이 취미로 만들어 놓은 앱들을 다운받는 것이었다. 사실 탈옥하면 그 당시 아이폰은 지금보다 더 좋았다. 화면 배경도 바꿀수 있었고, 아이콘들도 바탕 테마에 맞게 바꿀수 있었다. 이건 아직도 안된다. 게임도 많았고 유틸리티도 많았다. 모두 공짜였다. 이런걸 애플이 본거다. 이거 되겠다. 싶은거지. 이런걸 양지로 끌어올리자. 그리고 그들과 공생하자. 개발자들도 돈벌게 하고, 우리도 사람들 좀 끌어들이자. 이런 생각. 이런게 애플의 힘이다. 그냥 기계 만들면 되는게 아니다.
현재 한국 스마트폰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언젠간 올라서리라 본다. 언제나 그래왔다. 아직 이런 감성적인면, 창의력이 좀 떨어지지만 어느정도 따라올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한국사람들의 힘이다. 한국사람들은 언제나 최고랑 비교한다. 그리고 그걸 이기려 한다. 현대 자동차가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십년전쯤, 한국사람들은 현대차를 꼭 비엠더블유나 벤즈랑 비교했다. 그차는 그런데 한국차는 왜 안되냐. 사실 비교 자체가 안되는 다른 체급이었는데 말이다. 한국은 왜그러냐 미국은 안그런데. 한국은 후진국이었고 미국은 세계 최고의 나라였다. 그런데 비교한다. 그리고 한국을 자극한다. 사실 비교가 안되는 나라인데 말이다. 전자제품은 꼭 소니랑 비교했고, 그리고 현재 따라 먹었다. 그게 한국의 힘이다. 한가지 아쉬운건 따라가는건 잘하는데 먼저 앞서가는 리더쉽은 좀 약하긴하다.
그리고 정부. 그냥 나둬라. 규제만 안하면 된다. 앱스토어가 뜨니 소프트웨어 개발자 몇만명 키운다느니 지원하다느니 그런거 하지 말아라. 필요하면 알아서 다 한다. 하려는거 막지만 말아라. 그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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